고령산모로 니프티검사를 권유받았지만, 정밀초음파와 기형아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를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정보보다 중요한 건 내 선택을 믿는 용기라는 걸 알게 됐어요.
'고령산모'라는 단어가 낯설었던 나에게
임신을 확인하고 기쁘고도 벅찼던 순간,
산부인과에서 제일 먼저 들은 말이 "고령산모시네요"였다.
내 나이에 익숙하지만, 막상 임신과 연결된 그 단어는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내가 고령산모라니…"
그 말 한마디에 책임감이 더 무겁게 느껴졌고,
처음부터 ‘불안’이라는 감정이 옆자리에 함께 앉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병원에서 니프티(NIPT) 검사를 권유받았다.
아직 잘 알지 못했던 검사였고, 무엇보다 비용과 심리적인 부담이 커 보였다.
‘해야 하나? 안 해도 될까?’
처음엔 단순한 선택처럼 보였지만, 알고 보면 꽤 깊고 복잡한 고민이 깔린 문제였다.
이 글은, 그런 상황에서 내가 실제로 어떤 고민을 했고,
왜 결국 니프티검사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는지를 정리한 기록이다.
한국에서 초혼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그만큼 고령산모로서의 고민을 안고 있는 많은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병원에서 니프티검사를 처음 권유받은 날
임신 초기에 정밀 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초음파를 통해 아기집과 심장소리, 목투명대(NT) 상태까지 확인하게 됐다.
의사 선생님은 내 나이를 보고 조심스럽게 말하셨다.
“산모님은 고령산모이기 때문에, 니프티 검사를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솔직히 처음 듣는 검사명이었다.
'니프티? 그게 뭐지?' 막상 상담을 듣고 나니,
그건 기형아검사 중에서도 가장 정확도가 높은 비침습적 검사라는 걸 알게 됐다.
혈액을 통해 태아의 염색체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로,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파타우증후군 같은
주요 염색체 질환을 99% 이상 정확도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렇다면 모두가 이 검사를 받아야 하는 건가?”
“내가 굳이 이 검사를 지금 해야 할까?”
생각보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검색과 정보 탐색, 그리고 커지는 불안
니프티에 대해 들은 그날 밤,
나는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들고 검색을 시작했다.
‘니프티 검사 가격’, ‘니프티 검사 후기’, ‘고령산모 니프티 필수?’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나왔고,
어떤 블로그에선 “니프티 안 해서 평생 후회했다”는 문장도 보였다.
그걸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정보는 얻었지만,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
어떤 글은 "무조건 해야 한다",
어떤 글은 "비용만 비싸고 결국 양수검사를 해야 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30만 원 후반에서 60만 원까지, 병원이나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보험이 되지 않는 항목이라 ‘혹시 안 해도 될 수 있다면?’이라는 현실적인 고민도 들었다.
정밀초음파 결과가 나를 안정시켜준 이유
다행히도,
나는 임신 초기부터 정밀초음파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특히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인 목투명대(NT) 수치가
정말 얇고 정상 범위로 나왔다.
이 수치는 태아의 목 뒷부분의 투명한 층을 측정하는 것으로,
기형아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다.
의사 선생님도 “정말 건강해 보인다”고 말해주셨고,
코뼈도 잘 형성되어 있다는 추가 설명을 들었을 때
조금 안심이 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1차 기형아검사(통합검사)와 2차 정밀 기형아 검사에서도 모든 수치가 ‘정상 범위’로 나왔다.
이렇게 두 차례의 검사를 안정적으로 통과하니
니프티 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니프티 대신 내가 선택한 기준
나는 결국 “상황이 생기면 양수검사로 바로 넘어가자”고 결정했다.
즉, 1차와 2차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다면
그때 니프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양수검사(진단 검사)로 진행하자는 계획이었다.
왜냐하면 니프티는 비교적 정확도가 높지만 그래도 확정 진단은 아닌 '선별검사'에 속하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가 이상 소견을 보이면 결국 양수검사로 이어지는 건 똑같았다.
그리고 중요한 건 기형아에 대한 확률이 ‘낮게’ 나오는 상황이라면
굳이 선별검사를 더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무언가를 더 한다고 해서 마음이 완전히 편해지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불필요한 검사와 비용, 그리고 ‘혹시나’라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그만 느끼고 싶었다.
니프티를 하지 않기로 한 이유 – 나만의 기준
내가 니프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단순했다.
이미 충분한 검사 결과가 있었고, 그 결과가 내 마음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의사 선생님도 “정밀초음파, 목투명대, 코뼈, 그리고 2차 기형아 검사까지 정상이라면
니프티는 선택 사항입니다”라고 말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이건 검사를 받느냐 안 받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 내 선택을 신뢰하는가의 문제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이 아기가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그 믿음을 따르기로 했다.
혹시나 어떤 이상이 나중에 보이게 되더라도
그때는 그때의 판단과 책임으로 양수검사 등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 불안을 없애주는 건 검사보다 ‘선택에 대한 신뢰’
고령산모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꽤 낯설고 무겁게 다가왔지만,
지금은 더 신중하게, 더 단단하게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검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불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불안을 줄여주는 건 정보를 알고, 고민하고, 내가 직접 선택하는 것이었다.
나는 니프티를 받지 않았지만, 그 선택은 결코 소극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그건 나와 아이를 위한 능동적인 판단이었고,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
혹시 지금 니프티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고령산모 분이 있다면
이 글이 아주 작게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정답은 없지만, 당신의 감정과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신이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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