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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출산/임신부터출산까지

입덧 이후 식욕 폭발기 – 나는 어떻게 조절했을까?

입덧이 끝났더니, 식욕이 돌아왔다

임신 초기를 지나며 가장 극적으로 달라졌던 것은 ‘입맛’이에요.
입덧이 한창일 때는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이 났고,
입 안에 아무것도 넣고 싶지 않은 날이 많았죠.
입덧 기간이 너무 힘들다 보니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며 하루하루 버텼어요.

그러다 어느 날, 정말 거짓말처럼
“어? 나 배고픈가?” 싶은 순간이 찾아왔고
그 이후로는 식욕이 폭발하듯 밀려오기 시작했어요.

특히 저는 임신 전부터 과체중이었던 터라,
입덧으로 체중이 빠졌을 때는 오히려 안도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마법의 식욕 회복기’가 오자 처음으로 걱정이 앞섰죠.

“이대로 계속 먹으면 큰일 나겠다...”
입덧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 식욕 폭발기,
저는 어떻게 조절하고 균형을 잡아갔을까요?

입덧 이후 식욕 폭발기


식욕이 돌아온 건 반가웠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시작됐다

입덧이 심할 땐
말 그대로 ‘먹는 것 자체가 고문’처럼 느껴졌어요.
그러니 입덧이 끝나고 식욕이 되돌아온 건
정말 반가운 변화였어요.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아있는 기분이 들었죠.

하지만 몇 끼 지나지 않아 깨달았어요.
“이건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폭발이다.”

하루 세 끼는 기본, 자꾸 손이 가는 간식들,
밤마다 출출한 느낌에 야식 욕구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무서웠던 건,
단 음식, 탄수화물 위주의 식욕이 폭발적으로 올라온다는 점이었어요.
과일, 떡, 빵, 국물 있는 음식들...
이전엔 참을 수 있던 것들이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게 눈앞에 있었고
나 자신을 통제하는 데 힘이 들었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신호가 찾아온 순간

이전에는 체중이 빠졌고,
입덧 때문에 많이 못 먹은 시기가 있었으니
조금 더 먹어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늘 기록하던 공복 체중이 1.5kg 늘어난 걸 보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딱히 폭식을 했던 것도 아닌데 조금씩 계속 무너지고 있었던 거죠.

그날 이후 저는
“식욕을 억누르기보다, 나의 식사 루틴을 다시 구성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먹는 걸 죄책감 없이 받아들이면서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그리고 아기에게도 필요한 영양을 줄 수 있도록
현실적인 식사 조절이 필요했어요.


내가 선택한 전략: 통제 보단 '관리'

임신 전엔 다이어트를 정말 많이 했어요.
탄수화물 줄이기, 간헐적 단식, 배달 끊기...
하지만 그 방식들은
임신 중의 나에겐 너무 가혹한 방법이었어요.
지금은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몸이고,
무조건 제한하는 게 옳은 방향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통제가 아닌 ‘관리’ 중심의 루틴을 만들었어요.


내가 세운 기본 원칙

  1. 먹어도 되는 시간에, 제대로 먹기
  2. 끼니를 절대 거르지 않기 (폭식 방지)
  3. 하루 한 끼는 꼭 채소 위주로 구성하기
  4. 과일이나 단 음식은 ‘정해진 시간에 소량’ 섭취
  5. 물, 물, 물 – 식욕인지 갈증인지 구분하기

이렇게 정해놓고 실천했더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고,
“나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하루 루틴 속 식욕 조절, 이렇게 했어요

아침

  • 공복 체중 측정 (기록만, 스트레스 금지)
  • 따뜻한 물 한 잔 + 스무디 or 바나나
  • 복부 팽창 예방을 위해 과일은 저녁전까지만

점심

  • 집밥 위주 / 나물류 + 단백질 (계란, 두부, 닭가슴살 등)
  • 잡곡밥 1/2공기
  • 기름진 외식은 최대한 피함

오후 간식

  • 무조건 ‘정해진 시간’에
  • 고구마, 사과, 바나나, 방울토마토, 미숫가루 등으로 대체
  • 단 음료, 카페인, 디저트류는 주 1회 이하로 제한

저녁

  • 산책 후 가벼운 국 + 반찬 정도
  • 탄수화물 줄이고 소화 잘 되는 반찬 위주
  • 7시 이후 음식 섭취는 피함

물론 이 루틴이 항상 지켜진 건 아니에요.
특히 외출이 있는 날이나
입맛이 도는 날은 조금 흔들릴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기본 틀을 만들어두니, 금방 다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실패한 날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몇 번은 야식을 먹고 후회한 날도 있었어요.
간식 하나 먹으면서 “이건 마지막!”이라며 합리화했던 날도 있었죠.

그런 날에는 체중도 조금 늘고
기분도 가라앉고, 몸도 무겁고...
그런데 저는 다시 먹는 걸 멈추는 대신
‘어제 먹었으니 오늘은 줄여야지’라는 회복의 흐름을 만들었어요.

임신 중엔 완벽한 식단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더 균형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했어요.


과체중 산모로서 식욕과 체중 사이에서 찾은 균형

저는 이미 임신 전부터 과체중이었기 때문에
‘식욕이 돌아온 시기’는 기회이자 위기였어요.

너무 조절하면 스트레스, 너무 풀어주면 체중 폭등...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정말 어려웠지만,
저는 매일의 선택과 루틴 속에서 작은 성취를 쌓는 방식으로 접근했어요.

  • 어제보다 짜지 않게 먹었을 때
  • 한 끼라도 채소를 충분히 먹었을 때
  • 저녁을 일찍 마쳤을 때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칭찬해주며
    ‘잘하고 있어’라는 믿음을 쌓았어요.

식욕은 참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

입덧이 끝나고 찾아온 식욕 폭발기는
모든 임산부가 한 번쯤 겪게 되는 ‘본능의 시기’ 같아요.
저는 그 시기를 거치며 먹는 것과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무조건적인 다이어트식이 아닌
‘나와 아기를 위한 건강한 루틴’을 만드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입덧이 끝나고 식욕이 폭발하는 중이라면,
그리고 체중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면,
너무 억누르지 말고, 루틴을 새로 짜보세요.

참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내 식욕을 인정하고, 나만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것이에요.

잘 먹고, 잘 조절하며 우리 함께 건강하게 임신기를 보내봐요.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