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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무기력증 – 나만 게으른 걸까? 아니면 호르몬 때문일까?

journal-214 2025. 8. 9. 13:30

임신 중 무기력함, 나만 그런 걸까요? 게으름이 아니라 호르몬의 영향일 수 있어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원인과 대처법을 정리했어요.

 

임신이라는 말은 신비롭고 따뜻하게 들리지만,

막상 그 과정을 겪는 여성의 몸과 마음은 하루하루 달라집니다.
임신 주차가 쌓일수록 호르몬의 변화는 극심해지고,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일조차 벅차게 느껴지죠.

저는 요즘,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무기력함에 자주 멍하니 누워 있곤 해요.

처음엔 단순히 ‘내가 게으른가?’라는 자책도 있었지만,

점차 이것이 임신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임신 중 무기력은 단순히 기분 문제나 의지 부족이 아닌,

호르몬과 생리적인 변화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그러나 아무리 자연스러운 일이라도 매일 무기력 속에서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면,

그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죠.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저의 실제 감정과 함께, 무기력함의 원인과 대처 방법을 정리해 봤어요.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임신 중 무기력증 – 나만 게으른 걸까? 아니면 호르몬 때문일까?


임신 중 무기력증, 나만 그런 건 아니었어

요즘 저는 하루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벅차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할 일은 쌓여 있고, 해야 할 것도 분명 많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요.
일어나자마자 다시 눕고 싶고, 점심을 먹은 뒤에도 깊은 피로감이 몰려와요.
가끔은 ‘왜 이렇게 내가 게으르지?’ 하는 자책도 생기죠.

그런데 찾아보니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실제로 많은 임산부들이 임신 중기~후기로 갈수록 ‘무기력증’을 경험한다고 해요.
몸이 무겁고, 에너지 소비가 빨라지고, 활동량이 제한되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스스로를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왜 이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 원인을 짚어보자

임신 중 무기력증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에요.
의학적으로도 임신 기간 동안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신경 안정과 휴식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고 해요.

이 호르몬은 자궁을 안정시키고 유산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같은 이유로 신체 에너지를 '활동'보다는 '보존' 쪽으로 유도하죠.
즉, 나른하고 졸리고 움직이기 싫은 것이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거예요.

또, 체온 상승, 혈액량 증가, 철분 부족 등도 피로와 무기력의 원인이 돼요.
저도 요즘 이유 없이 지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변화 때문이라는 걸 알고 나서
‘아, 내 몸이 지금 쉬고 싶다고 보내는 신호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게으름’이라는 말보다 ‘휴식’이라는 말이 필요해

‘오늘도 아무것도 못 했네...’
이런 생각이 쌓일수록 무기력은 더 심해지고, 감정도 가라앉게 돼요.
하지만 그건 게으른 게 아니라,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한 몸이 보내는 항의일지도 몰라요.

저는 요즘 스스로에게 “오늘은 내 몸이 쉬라고 했어”라고 말해요.
자책보다는 수용, 미뤄진 일보다는 회복이 먼저라는 걸 인정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기를 잘 지키기 위해서 지금의 나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그 어떤 할 일보다 이 휴식이 더 가치있게 느껴지더라고요.


무기력 속에서도 나를 돌보는 루틴 만들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요즘은 하루 중 가장 몸이 괜찮은 시간대를 골라 간단한 루틴을 만들어봤어요.

  • 오전엔 10분 정도 스트레칭
  • 점심 식사 후에는 햇볕 쬐며 산책
  • 오후엔 따뜻한 물과 과일로 간단한 수분·당 보충
  • 밤에는 아로마 오일이나 바디로션으로 마사지하며 휴식

이런 소소한 루틴은 무기력함 속에서도 '나를 돌보는 시간'이 되어줬어요.
완벽하진 않아도 ‘하루를 잘 버텼다’는 작은 뿌듯함이 생기더라고요.


가족의 이해와 지지, 그리고 ‘나’를 위한 허락

무기력함이 길어질수록, 제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하루 종일 몸이 무겁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면
저 스스로도 “왜 이렇게 나약해졌을까” 하고 속으로 자책하곤 했죠.

그런데 그런 날, 남편이 조용히 다가와 제 어깨를 감싸며
“오늘 하루도 잘 버텼네. 우리 아기도, 나도… 고마워”라고 말해줬어요.
그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고,
아무것도 못한 것 같던 하루가 ‘충분히 잘 해낸 하루’로 바뀌었어요.

남편은 요즘 제 몸이 힘든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해요.
설거지를 대신해주고, 늦게까지 제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로는 그냥 손을 꼭 잡아주기만 해도 이상하게 힘이 났어요.

그렇게 느꼈어요.
무기력 속에서 내가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건,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의 온기라는 걸.

그래서 이제는 무기력한 날이 와도,
스스로에게 “괜찮아, 오늘은 그냥 쉬어도 돼”라고 말해주고,
남편이 건네는 그 작은 위로를 마음껏 받아들이려고 해요.
이 시기는 영원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이 시기를 함께 지나가고 있으니까요.

 


게으른 게 아니에요, 쉬는 게 필요한 거예요

임신 중 느껴지는 무기력함은 단순히 ‘나태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신체적인 변화와 호르몬 작용, 그리고 정신적인 긴장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걸
몸으로, 마음으로 점점 더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저도 요즘은 작은 일에도 에너지가 고갈되고,
해야 할 일보다 ‘쉬어야겠다’는 마음이 먼저 드는 날들이 반복되고 있어요.
누군가 보기엔 ‘게으르다’고 보일지 몰라도,
내 몸은 하루하루 아기를 키우느라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
이제는 누구보다 제가 먼저 인정해줘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물론 이 무기력감이 너무 길어지면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하루 중 단 10분이라도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숨 쉴 틈’을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조금씩 생기가 도는 걸 느끼곤 해요.

무기력한 나를 다그치기보다는,
“지금은 내가 나를 돌볼 시간”이라는 걸 인정해 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따뜻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지쳐 있는 당신이 있다면,
그건 잘못된 게 아니라 너무 잘 버티고 있다는 증거예요.
우리 오늘도 잘 버텼고, 내일은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길 바라요.